Search

칼럼 e스포츠와 노사의 헌신

커피를 정의하는 3가지 요소가 있다는 자료를 보았다. 그 자료를 보면서 e스포츠가 생각났다. 먼저 1번 요소는 원두라고 한다. 어느 원두를 쓰느냐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진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로 들린다. 그리고 이 부분을 e스포츠로 설명하면 어느 종목이냐가 될 것이며 결국 종목이 없는 e스포츠는 불가능하며 커피의 원두와 같이 e스포츠에서의 종목은 반드시 필요하다.

 

2번 요소는 추출 방법이다.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추출하느냐에 따라 같은 원두라도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종목에서 같은 종목이라도 플레이 하게 되는 모드에 따라 주는 재미가 달라 질 수 있다는 부분에서 e스포츠와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 된다. 개인전과 단체전의 개념일 수도 있고 동일 게임의 룰이 다른 모드의 사례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요소는 레시피다. 커피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원두들의 조합과 꿀과 우유 같은 추가적인 첨가물을 통해 완벽하게 새로운 결과물이 창조되는 것이다. e스포츠에 있어서 이 부분은 선수들의 피지컬과 플레이 과정에서의 전략 전술의 다양성으로 생각 되었다. 이 부분이 다양해 질 수 없다면 결국 고착화 되고 사람들은 e스포츠에서 재미를 느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커피를 결정하는 모든 요인들을 바탕으로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한 기업이 스타벅스라고 여기서 주창해도 크게 반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은 위에서 언급한 개인화 위주의 방식으로 구축된 커피의 초기 시스템을 체계화 하고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자동화 된 커피머신이 있었다.

 

자동화 된 커피머신으로 스타 벅스는 무엇을 얻었을까? 제작 공정을 규격화 하여 매번 동일한 공정으로 행동을 할 수 있게 함으로 써 종사자의 부상이 최소화 되도록 했으며 커피 맛이 프랜차이즈라는 이름에 맞게 어디서나 동일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고 수 많은 고객이 오더라도 시간이 계산되고 예측 가능한 범주 안으로 끌어들이게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e스포츠에 있어서 스타벅스의 커피머신과 같은 자동화란 무엇일까? 나는 이것을 e스포츠 구단의 존재이유라고 생각한다. 종목사의 게임이 원두라면 이 원두를 바탕으로 추출방법을 연구하고 선수를 육성하고 구단만의 독창적인 레시피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과 승리를 이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모든 형태의 헌신이 작동하게 된다.

 

e스포츠 구단의 고위직이나 수뇌부가 이런 헌신을 하게 된다면 조직 안에서 심리적 안정감이 자리를 잡게 되고 구단이 더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리더의 헌신은 이타적이지 않다. 조직을 중심으로 이기적으로 가게 된다. 실패에도 관용적인 문화, 질책보다는 격려, 판단보다는 인정을 통해 경영진의 헌신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런 비율은 매우 낮다고 확신한다.

 

행여나 아니라고 생각하는 수뇌부가 있다면 반드시 심장에 새겨야 한다. 그 판단은 당신이 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되며 철저하게 동료들이 판단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명분과 구호는 언제나 아래로부터의 희생을 강요한다. 하지만 이조차도 성공한다면 모두 용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성공 이후에도 9시 1분을 지각이라 하며 6시 1분을 야근이라 하지 않는다면 천벌을 받을 것이다.

 

2차 세계 대전으로 유명하진 리베르타의 법칙이 있다. 영국에서의 공중전을 분석하여 내 놓은 이론 중 하나로 한마디로 요약하면 같은 조건에서 전투가 진행되면 무기의 질이 약간이라도 우수한 쪽이 완승을 거둔다는 법칙이다. 물량이 많으면 무조건 이긴다는 법칙으로도 볼 수 있다. e스포츠 시장에서는 자본의 힘이 강한 쪽이 이긴다는 느낌으로 적용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100% 확률로 발생하는 법칙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e스포츠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e스포츠 회사들은 이제 막 대기업의 투자나 스폰서 십을 받은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본의 힘이 부족하고 체계적이지 않은 주먹구구로 운영되고 성장하고 있다. 이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결국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으로 지금까지 유지해 왔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그리고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그 달라지는 방법은 투 트랙으로 진행되어야만 한다.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받게 된 구단들은 e스포츠 산업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하게 되면 어떤 긍정적 결과가 있는지 보여주며 새로운 투자를 끌어들여야 할 것이며, 동시에 군소 구단과 팀들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스스로 투자가치를 증명하는 형태로 전설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 목표 설정이라는 사실은 이미 반백 년의 기간 동안 증명되어왔다. 평균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면 성과와 생산성이 10~25% 이상 증가한다. 이것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복리로 쌓인다면 엄청난 차이다. 큰 목표는 언제나 작거나 중간 크기의 목표 불확정된 목표해 비해 더 높은 성과를 만든다. 그리고 끈기가 있어야만 달성된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도전 할 수 있는 모든 개별 구성원의 끈기, 그리고 경영진이 만들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의 시너지가 모두 필요하다. 이 두 가지가 선 순환 구조를 이루고 선수를 비롯한 모든 프론트 임직원과 경영진의 헌신이 공존해야만 끈기가 가능하다. 어느 한쪽의 끈기만으로는 결국 끝을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주어진 자본과 시간은 항상 부족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선수부터 스테프를 비롯한 모든 조직원들을 스스로 자발적으로 헌신하게 할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높은 보수를 주고 안정적인 생활을 만들어 주고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두는 그런 현실은 동화 속에서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물론 앞에서 거대 자본의 스폰서 십이나 투자를 받은 구단이나 팀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도전을 하고 싶으면서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을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 돌고 돌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위대한 성과를 위해서는 경영진이 진심으로 성공을 믿어야 한다.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직원 하나하나를 자신과 같은 인격체로 봐야 하며 기업의 거대 목표와 개인적 가치가 일치하게 만들어야 한다. 목적에 맞는 업무 분장과 임무 지시가 필요하다.

 

많은 구단이 멸망으로 치닫는 이유는 개인의 능력과 보상에 비해 원하는 것이 많거나 올바른 보상이 없는 경우 문제가 시작된다. 자신은 이미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동료에게 더 많은 헌신을 요구하게 되는 상황도 많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말은 어느 한 방향에서만 통하는 말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통해야 하는 말이다. 그리고 뭔가 잘 안 된다면 그건 선택의 결과다.

 

사람의 철학은 말로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그것은 선택으로 표현될 뿐이다.

 

「엘리너 루즈벨트」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석주원 연구소장

  • 저작자표시
  • 비영리
  • 변경금지

태그

댓글

Contact us

ADDRESS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282 3층

TEL (02)2135-2976

E-MAIL msoh@keri.kr

네이버지도